川松亭 세운 뜻은
1967 년에 83 세로 할아버지께서 별세하신 지도 40년이 흘러가 버렸다. 편히 하실 당시( 대학생 시절) 집안 형편은 껍데기만 덩실한 빛 좋은 개살구였지 한창 어려운 가정형편 이였다.
지금은 상당히 縮小改築되어 있지만 그 당시엔 증조부께서 건축하신 덩그런 큰집에 엄마께선 청소에 지쳐서 대청마루가 그렇게 부담스러워 하셨으니깐... 높은 축담에 오르내리기에도 힘들었으리라 생각된다.
나의 할아버지껜 자녀가 12 남매인 데 그 밑에 친손, 외손 합하여 28명이 넘고 그들도 거반 가정을 이루었으니 그 밑의 자손까지 합하면 나도 그 수를 확실히 모른다.
나의 증조할아버지께선 千石꾼의 成均進仕로 딸만 있었고 아들이 없었으며 4대 봉제사 하시던 장손 (필자가 7대 장손)으로 동생(弟氏)의 자녀 6형제 중에서 제일 똑똑하다는 장자를 양자로 하여 큰 집안을 이어가게 하시었는데 그분이 바로 나의 할아버지이시다.
할아버지께서는 어릴 때는 남의 땅도 안 밟고 다닐 정도로 부유한 환경에서 가정경제 운용은 관심이 적은 선비타입으로 벼슬길에는 나서지 못하였으나 한학에는 조예가 깊었으며 평생 유림에 출입하여 상당한 업적을 쌓기도 하셨지만 한 때는 용화불교(교주 서백일)에 심취하여 많은 재산을 헌납하기도 하고 또한 風水地理說을 信奉하여 전남 구례로 일시 率家한 적도 있으며 그로 인하여 부친은 고향을 등지고 전라도 간전초등학교를 다니시기도 하였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후 시행된 소작인을 위한 농지개혁에서 경작한도로 설정된 농지 이상의 농지는 소작인들 소유로 거의 넘어가게 되었고 상당히 남은 재산도 할아버지의 가정경제 운용의 미숙함과 자손들의 發福을 바라시는 잦은 풍수지리학에 근거한 역사 등으로 재산이 상당히 기울기 시작하였고 선친의 교장 또는 면장으로서의 시작된 가계 중흥이 그 후 교육감의 연속 낙선으로 또한 급격히 기울어지게 되었다( 군사혁명 후 교육위원에 의한 선거제도 폐지). 2번째 보궐선거에 실패하고 난후 부친께서는 한동안 일본에 가계시기도 하였고 3번째는 한 동안 출가하여 東道敎를 수양하신다고 집을 반년이상 비우기도 하였는데 지금 알고 보니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증산도>라고 생각된다.
아버님의 출타 중에도 얼마 남지 않은 농사는 머슴에 의하여 지어졌으나 어머니도 부잣집 귀한 딸로 자라서 살림 외 경제활동에는 젬병이었고 기울어가는 가세로 학비 등 생활에 어려움이 많았고 진주 遊學時에는 덕산 고모 댁에 하숙으로 있다가 고종형이 부산대학으로 진학하시는 바람에 고모님은 부산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고 관급인 진주간호학교로 진학한 총명호학한 누나와 진주에서 자취생활이 시작되었으며 그 때를 회상하면 누나의 애를 많이 먹이기도 하였다.
학비 등에 어려움이 많아 시작한 주로 학교로 배달하는 주간지인 student times 이라는 신문보급소 운영으로 간혹 등교정지(기일내 공납금 미납시 학교에서 결석처분의 체벌)를 당하기도 하였지만 누나 등 여러 사람의 협조로 그럭저럭 중학교 공납금은 해결해 나갔으며 고교시절에는 구하기 어렵다는 중학생의 입주 가정교사도 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대학진학은 서울이나 부산을 희망하였으나 아버지의 권유로 장손이며 여러 형편상 그 당시는 농업이 기본 산업이었음으로 전답은 거의 팔아먹었지만 아직은 많이 남은 산과 밭들을 활용하여 집안을 일으킬 수 있고 또한 고향집에서 다닐 수도 있는 진주농과대학을 수석이라도 할 요량으로 진학하기로 하였다.
대학생시절 북천에서 많이 생산되던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령토와 아버지께선 인연을 맺게 되어 조그마한 광업권을 갖게 되었지만 막노동 인생인 광부들과 상대해야 하는 일은 애시당초 어울리지 않아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옆에서 조금씩 심부름하다가 관여하게 된 광산운영이 대학생 후반기에는 항상 운영자금의 부족으로 애를 먹기도 하였지만 아버지의 지도와 나의 적극적 활동으로 겨우 유지해 나갈 수 있었다.
대학졸업과 동시에 중학교사로서 광산운영에서 거의 손을 떼니 운영되지 못하고 그냥 방치 상태였지만( 본인의 결혼시 광업권은 헐값에 처분) 교사생활로 집안을 꾸려 갈 수가 있었다.
결혼 후 중학교사인 집사람의 도움으로 가계가 안정되어가자 대학원 진학의 꿈을 실현하게 되어 교사를 그만두고 일본유학의 꿈도 이루었지만 그 때까지도 경제적 어려움은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자녀들도 제각 끔 바르게 성장해서 딸은 미술교사로 아들은 정형외과 의사로 자기 길을 가게 되어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안정을 이루어 갈 무렵 얻게 된 청천벽력 같은 아내의 <암> 투병은 많은 생각과 인생관의 설정에도 많은 영향력을 미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어머님의 별세 후 고향집의 상징적인 부흥과 맞물러 건립한 川松亭(고향 북천의 川 자와 할아버지의 아호 澗松과 아버지의 아호 松南에서 소나무의 기개세를 염원한 松 자를 따서 만든 亭子)은 집안의 흥복과 자손들의 화친을 염원해온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자손들의 삶의 방향과 친척들의 관계를 맺어주는 구심점이 될 것으로 믿는다.
작년에는 할아버지 자손 (손 28 명)만으로의 모임이었으나 집사람의 제의로 할아버지 형제분들의 자손(6촌)모임으로 집안의 유대강화와 후손들의 친목을 도모하여 崇祖尙門의 일환으로 확대하기로 하였으나 그 해에는 준비기간의 임박 등으로 첫째이신 우리 할아버지와 막내이신 자실할아버지 자손을 중점대상으로 하여 점차 확대하기로 하여 실시해 봤으나 갑자기 생긴 집안의 喪事와 發病 등으로 이번에는 준비에 비하여 참가율이 저조하였으나 해가 거듭 할수록 좋아지리라 기대한다.
지난 가을에는 본인도 수필가로 문단에 등단도 하였으니 좀 더 노력하고 관심을 가져 주위에서 느끼는 삶의 哀恨과 歡喜를 엮어 올 가을에는 아내와 같이 가족출판기념회와 갑년을 겸한 모임을 한 번 더 고향 별장에서 개최해 볼까 한다.
세상사 모두가 萬事如意 하는 것은 아니고 나름대로의 哀樂은 있겠지만 나에게도 집사람의 건강문제 등 또한 모두 다 잘 살기는 어려운 형제간의 차별 등 말하기 좋아하는 남들은 모르는 문제도 있고 주위에서 보면 전혀 모르는 건강 문제 등도 크게 대두되기도 한다.
모두 핵가족화 하는 세태는 가까운 친척보다는 이웃사촌이 편한 상태로 빠른 속도로 바뀌어 가고 고령화 사회는 점점 우리의 설 곳을 잃어가게 한다.
<최백호>의 노래가사처럼 “이제와 이 나이에 무슨 미련은 있겠냐 마는” 가족의 안녕과 조상을 숭모하는 정신이 후세로 이어나가고 어느 대학 은사님의 충고대로 자아실현과 봉사로 남은 여생을 마무리 하고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자손들의 번창과 일가친척의 유대강화를 바라는 마음이 구심점이 된 특히 아버지의 사심 없는 봉사와 헌신정신이 바탕이 된 川松亭 세운 뜻이 後世家系에 연연이 전승하길 바란다.
병술 년 세밑에 연구실에서 최주수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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