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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들은 다시 그리워 지려니 2012/12/29
최주수 님의 글입니다.

     지난 일들은 다시 그리워 지려니

  오늘이 금년도 수능고사일이라고 야단법석이다. 강의도 한 시간 늦추어 2교시부터 시작한다는데 좋은 핑계가 생겼다 싶은지 졸업반 4학년생 강의는 잘 되지도 않았다.
우리 애들이 수능을 치를 때는 주로 11월 하순(22일전후)이였는데 지금은 날씨 기타 사정으로 상당히 앞당겨진 셈이다.
지금은 어떻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각고사장에 감독관으로 대학교수 한분이 지정되어 파견되었고(나도 차출된 적이 있음) 고사장으로 지정된 중등학교 교사들은 그날 수업 대신에 시험 감독관으로 차출되곤 하였다.
아들 녀셕의 생일이 11월 22일인데 수능이 이날 많이 치루어진 것으로 기억되며 승천한 아내는 아침 일찍부터 늦게까지 수능감독을 마치고 와서 오늘 감독비 받은 것으로 아들 생일 파티를 멋지게 한다며 수선떠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80년대 대학입시는 연합고사를 각 학교 교수들이 학교별로 채점을 하였으며 특히 논술고사 채점은 상당한 주의력과 시간이 소요되기도 하였고 예체능은 실기고사 등 채점에 전문가들의 주의력을 필요하기도 하였지만 그 대신 입시수당도 만만찮아 아내 모르는 비자금도 되곤 했었다.

당시 아들은 고등학교 배치를 위한 연합고사에서  부산지구 2등을 하였으나 실제로 배치된 학교는 인문고로서는 역사도 짧고 학습 환경도 제대로 체계화되어 있지 아니한 사학으로  학부모로서는 죽을상으로 꺼려하는 학교였음으로 교육위원회에서도 그 점을 감안하여 우수한 학생을 다소 배치해 주던 때였던 것 같습니다.
우수한 학생들은 건방지게도 수업시간에 배울 것이 별 없다하고 잠만 자기도 하는 학생도 많았다는데 우리 얘도 그런 부류 농땡이였던 것 같습니다.
학부모들은 자질 있는 자기 자녀들을 혹시 망쳐놓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에서 인지 특히 어머니들의 정성과 단합이 잘 되어 뜻을 같이하여 학생들 뒷바라지(간식 및 저녁준비 등)도  잘 하곤 했는데 졸업 후에도 이모임은 계속되어 훌륭한 어느 회장님의 헌신으로 “龍飛會”라는 모임으로 계승 발전되어 저의 가족 출판기념회에도 고향까지 많은 분들이 와주셨고 아내의 49재에도 참석하여 기도해 주셨으며 자녀들의 결혼 시는 말할 것도 없고 집안의 경조사에도 친목을 도모하며 지금까지 잘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침 오늘은 고향 하동에서 정순영 시인의 시비제막 1주년 기념 작은 문학회가 하동 시비 건립 현장에서 개최된다니 한다사 문학회 초대회장인 정총장의 작은 문학회에 우리 회원들이 상당수 참여할 것 같으며 함께 고향의 정취를 느껴 볼 기회도 가져 볼 것도 같습니다(성황리에 끝났음).
어려움도 있었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어떻게든 시도한 한다사 제6집 출간도 회원님들과 뜻있는 분들의 성원으로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한시름 놓게 되어 다소 마음도 홀가분합니다.

이해와 금전은 항상 상반되게  같이 따르는 것일까요?
여자들은 특히 재물에 민감한 가 봅니다. 성질 좋고 이해심 있어 보이는 아내도 노후 보장 등을 이유로 태업 내지는 파업에 돌입하니 말입니다. 퇴직 전에 혼인신고 등으로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으니 다시 한 번 옛말인 糟糠之妻란 낱말이 새삼 뇌리에 떠오르곤 합니다.
하나씩 퇴임 전에 처리해야할 일은 많고 업친데 덮친 식으로 교수공제회 문제까지 지금의 나를 괴롭히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이모든 문제들도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든 해결될 것이고 때론 괴로운 그때가 다시 그리워지는 수도 있지 않을 까 생각해보며 모두가 “지나간 후면 다시 그리워지는 것”이란 푸시킨의  싯귀가 떠오릅니다.

2012년 11월 8일 연구실에서, 최 주 수 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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