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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날 단상 2014/07/20
최주수 님의 글입니다.

  초 복 날  단상

한해 가장 더울 때를 삼복더위라 하는데 하지를 지난 세 번째 경일을 초복이라 하며 네 번째 경일을 중복이라 하고 입추 지난 첫 경일을 말복이라 하여 예부터 복날에는 더위에 기력이 쇠약해지곤 하며 특히 벼농사 짓기도 힘들 때이며 그 힘든 농사를 짓기 위해서라도 풍속으로 삼계탕, 장어구이, 보신탕(육개장),콩국수, 추어탕 등이나 아녀자들은 수박등 제철과일을 먹고 기력을 회복하고 또한 어른들에게는 서중문안暑中問安을 드리기도 하였다.

나도 풍속을 핑계 삼아 집에서나 친구들과 어울러 복중음식을 즐기곤 하였는데  치골이식 수술 후 금주상태로 아직은 통증도 심하며 죽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으니 마음도 평온치 못하여 스트레스를 극복하지 못하니 불난 집에 기름 부은 격으로 안절부절 못하여 입맛도 잃었다.
집에 처박혀 있자니 열 받쳐 안정이 안 되고 밖에 나가자니 수술 자리의 얼얼한 통증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내 인생에서 이렇게 안 어울리는 금주는 죽을 쌍이다.

국민주치의 오한진 박사의 ‘동안습관’을 다시 한 번 읽으며 마음의 상처인 스트레스를 극복하면서 “피할 수 없으면 차라리 즐기라”는 말을 상기하면서 이 순간을 잘 극복해 가고 싶다.
임프란트를 위한 치골이식수술에는 성공하여 퇴원한지 일주일 째 되는데 퇴원 약은 오늘로써 다먹어가는데 여태껏 살아오면서 아픔을 잘 참아온다는 말을 듣고 산 나로서도 아직도 입안의 통증은 심하고 여러 가지 생리현상이 정상이 아닌 것 같아 뭔가 잘못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21일 외래로 잡혀있으니 통원해보면 보면 알겠지만...


노인이 되면 뭐래도 건강이 제일이니 건강을 잘 챙겨 보라는 말들을 많이 듣고 살아 왔는데 수양 덜된 노욕 때문인지 정말 믿을 0 하나 없다드니 내 부덕의 소치이겠지만 전화 한두 번으로 위로 하고는 제 할일 다했다(치료비는 아들이 내었지만)는 자식들은 물론 아파서 끙끙대는 나를 팽개쳐두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골프연습장에서 두서너 시간씩 희희낙락거리다 오는 집사람도 믿을 수 없다(지나친 나 자신의 노욕으로 복에 겨워하는 소리라고 성토 당할 수도 있겠지만). 관심이라도 가져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하는데 노욕에 시대적응이 잘 안 되니 그것도 문제이지만...
금주상태라 술도 믿고 의지할 수 없으니 괜히 늙어가는 이 나이에 생각해봐도 별로 베푼 것 없이 전화 한 통화 없다고 친지나 친구를 탓하면서 자신감도 얼음 녹는 듯 사라져 가는 나 자신도 믿을 수 없으니 노욕의 고통에서 복날에 땀만 흘리고 마음만 끓어오를 뿐이니 욕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내 자신이 한심할 따름이다.

마음은 훨훨 날아 고향생가의 정자에서 폭포수 떨어지는 소리 들으며 퇴직 후 꿈꾸든 한중지락閑中至樂을 상상해 보면서 조상이시여! 내가 뭘 잘못하였기에 이렇게 시련을 주시어 시험하시나이까? 하고 이유 없는 이유로 어울리지 않는 항거도 해본다.
이 모두가 전자상품 광고에서 한때 유행하였던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 한다”는 그 말을 곱씹어 생각해보지 못한 경솔한 내 모든 선택을 후회하면서 오한진 박사의 경구처럼 “피할 수 없으면 차라리 즐기라”는 말을 거울삼아 적응의 화신이라도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나는 못 마시더라도 친구들과 어울러 마른장마속에 겹친 이 스트레스를 탁주 한잔으로 극복해보며 이야기도 나누어보고 싶지만 성사될 희망은 없어 보인다.
조금만 불편해도 이렇게 스트레스가 받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오랜 세월 말 못하는 투병의 괴로움을 감수한 승천한 아내에게 위로와 따뜻한 사랑을 다하지 못하고 할 일 다 했다고 여겨온  잘못된 지난날을 다시 한 번 반추해 보면서 긍정적인 삶도 생각 나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는데 '노만 피엘'의 적극적 사고방식(positive thinking power)으로 극복하면서 건강을 잃으면 모두를 잃는다고 하오니 모두들 건강들 합시다!.

* 뒷날 토요일 골프동호회 조찬회에서 유황오리 보양탕이라도 같이 어울러 통과의례를 하고 나니 마음의 위안인지 스트레스에서 풀러나는 것 같아 사람은 참 간사하다는 옛말이 정말 실감납니다.  

     2014년 초복 날에, 스트레스를 극복하고자 애쓰면서. 최 주수 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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