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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기제사 2015/01/17
최주수 님의 글입니다.

어머니 기제사.

오늘이 어머니 제삿날이었다.
며칠 전부터 아내랑 준비한답시고 자갈치 시장이랑 동네시장을 다니면서 준비를 하였는데 내 경우 치아 때문에 어렵다고 하는 시술을 마취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부산치대병원에서 반년 전부터 준비해온 임프란트 시술을 며칠 전에 하고는 처음으로 체크해보는 날인데 촬영한 사진 등을 보면서 잘 되었다지만 부은 얼굴에 먹는 것도 불편하고 어머니 제삿날이 되어도 형제자매들의 연락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양산에서 고속도로로 귀가 중에 서울 동생한테서 어머니 제사에 대한 전화가 와서 오늘저녁(사실은 기일 첫새벽에 모심으로 뒷날 새벽)에 제사라고 하니깐 사정상 참여치 못하겠다는 연락을 해왔다.

집에 돌아오니 서울 누나에게서도 전화가 와서 오늘저녁이라고 말하고 참석 못하여 미안하다며 제수대祭需代를 보내겠다는 둥 자형께서 조금 불편하시다는 지내는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부산 사는 동생한테서도 기일확인으로 제수과일들을 사오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모든 준비를 대충 끝내고 아내는 목욕도 하고 만반의 준비가 끝난 셈이다.
나도 제사상도 닦고 지방과 축문을 쓰기위해 만세력을 보면서 일진을 확인해 보니 아차! 새해가 바뀌어 새 달력으로 확인을 하면서 뛰엄뛰엄 인쇄된 음력확인에 오류가 있어 하루 뒤인 것이 확인되었다.
아내에게 사실을 말하면서 냉장고에 보관 처리를 부탁하면서 부산동생에게도 사실을 말하고 저녁에 오겠다는 여식에게도 내일이라고 통보를 하여 면밀하게 일자 등을 확인하지 못한 실수를 어머님의 계시가 있어서? 겨우 막을 수는 있었다.

집안의 소종가 종부로서 집안의 대소사에 빠짐없는 생활을 하셨다고 판단되는 어머님께 살아생전에 소통과 이해가 부족하였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떠오르며 날짜 착오도 성의부족으로만 느껴진다.
제참祭參에 빠짐없는 울산삼촌도 밤중에 운전도 힘 든다며 작년부터 부모 같이 생각되는 큰 형수 제사에도 참석이 어렵다는데 우리 모두 나이 들어가고 힘에 부댓기는데 시대의 변천에 따른 관혼상제 예법도 생각해 봐야하겠는데 할아버지께서 손수 작성하여 남기신 기안忌案(예법과 행사홀기)를 보면서 집안의 전통인 할아버지의 뜻을 따르려하지만 내 학식이 짧아 아직도 해석이 어렵고 이해도 안가는 부문도 있고(한글 번역판을 만들어 참고용으로 제작할 예정) 다음에 물러 받을 아들 생각과 승천한 아내의 부탁이었던 새벽보다 저녁에 모시자는 말들도 떠올라 구세대인 나로서 방법을 마감하고 전통을 살리되 시대에 맞는 너희들 방식대로 하도록 할 예정이지만 전통과 시대화에 따른 문제로 고민하는 우리세대의 아픔을 아는지 모르는지......
얼마 전 회자되는 ‘국제시장’ 영화를 보고 느낀 것도 많은데, ‘00 그 강을 건너지 마오’처럼 방법을 주제로 한 전통고수와 현대화에 따른 우리세대의 고민과 문제점에 대한 젊은이들도 공감하는 영화라도 나와서 화제가 되는 것을 기대해 보기도 한다.  

제사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생각해 본다.
정말 영적세계로 귀신이 있으며 제삿날에 흠향하러 오시는 것인지? 그렇지 않더라고 하더라도 제삿날 돌아가신 분을 추모하고 생각하면서 자기의 삶도 비추어보고
조상님의 은덕을 생각하면서 직계후손이 모여서 서로의 근황과 생각을 나누고 숭조정신을 기르며 서로 간 소통과 화합으로 개인과 집안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만으로도 값있는 일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일전에 TV에서 본 소식처럼 장례식장에서 부의를 들고 도망간 자손과 형제들의 암투를 보면서, 또한 재벌가의 형제들의 상속다툼 등을 듣고 보면서 느낌과 생각이 많게 되고...... 주자의 십회처럼 부모님께 효도하려고 정신이 들고 보니 부모님 돌아가신 후 후회한다는 꼭 나를 나무라는 것 같은 생각에 특히 아버지 돌아가신 후 삼종지의인 전통방식대로만 생각해온 어머니에 대한 효도하지 못한 자책감과 옛날 방식을 고집해온 승천한 아내에 대한 미안감, 형제자매간이라도 구식과 현대이념을 조합해서 비견比肩으로 서로를 이해하면서 살도록 다짐도 해보기도 한다.  

이젠 겨우 나이 값을 하는지 생각이 깊어지기도 하면서 매사에 좀 더 신중해 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부산동생, 여식과 사위, 중학생이 된 외손자만이 참석한 왠지 허전한 어머님제사를 마감하면서 매번 제참에 어려움이 따르는 아들에게 조상의 제사 양여도 고려해보면서 조상님의 은덕을 다시 한 번 돌이켜본다. 정성들여 제사상을 마련해준 아내에게도 고마움을 전하며 어머님! 극락왕생 하시옵소서!

  을미년, 정축 임진에. 큰 아들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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