暑 中 問 安
요즈음 기후는 정해진 특색변화가 많이 일탈되어 혼란을 이루고 있으며, 특히 봄.가을이 뚜렷치 못한데다가 갑자기 한더위가 극성을 떨기도 한다.
새아기(며느리)가 집에만 있기도 무료하고 세상사도 경험할 겸 국제회계사 자격도 한번쯤 효용가치를 발휘해 보고 싶어 한 일년쯤만이라도 직장생활을 해보고 싶어서 어느 회계법인에 취업하기로 하였단다.
나로서는 새아기가 전업주부로 아들내조와 시어머니 봉양만 잘 해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지만(간혹 서울병원에 나들이 할 때면 동행하거나 보호해주는) 요즈음 세상에 그건 순 욕심일 뿐이고...... 앞으로 출근하게 되면 좀 바빠질 것 같아 暑中問安을 겸해서 전번 주말에 문안인사를 다녀갔다.
그 후 곧바로 예정된 행사와 자연대 대만연수(6월 25~28일)가 있어서 그 일정에 휩싸이다 보니 대만에서 겪은 暴暑하며 기상관계로 계획보다 몇 시간 늦게 부산에 귀향하였지만 이젠 안정되고 일상으로 돌아온 것 같다. 아득하고 길 것만 같았던 일 년의 安息硏究년이 순식간에 지나고 학교에 곧 복귀해야 하니 유수 같은 세월의 흐름이 실감되기도 한다.
옛날엔 지금처럼 난방기구며 피서용품들이 발달하지는 아니 하였지만 자연과 어울러 지내는 조상들의 슬기와 풍습들이 있었으며 특히 여름철 좋은 예절풍습으로 서중문안이 생각나며 복잡한 세상 생활에 “뭘” 하겠지만 한번 되새겨보면서 人情이 넘치고 自我實現이 이루어지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옛날풍습으로 여름철 더위를 잘 지내시라는 인사로 손위어른은 말할 것도 없고 친한 친구나 심지어 손아랫사람에게도 형편에 맞는 선물이나 정성껏 안부를 드리곤 하였었다.
그 중 생각나는 것이 나의 외할아버지께선 손재주가 뛰어나셔 특히 부채 만드시는 것은 거의 실용성과 예술성을 겸비하셨는데 취미로 부채를 만드셔서 우리 집에도 보내주시면 튼튼한 나머지 몇 년간도 거뜬하니 사용했던 기억도 있고, 또한 친지나 친척들이 할아버지께 문안 오시면서 더위를 이기는 제철 과일이나 보신용품들을 가지고 오시는 것을 보았고 연말에 연하엽서는 없어도 더위를 잘 지내시라고 서중문안 편지들은 보내고 했던 풍습들이 기억에 살며시 떠오른다.
이번에 書藝 師父이신 동헌 오용준선생께서 쥘부채에 작품을 만들어 작년과 마찬가지로 나에게도 하나 주시면서 서툴더라도 쥘부채에 작품을 쓰는 연습을 권하기에 다음에는 더욱 연습하여 명품 부채에 작품을 만들기로 하고 이번엔 처음 시도이니 흔한 부채를 30개 구하여, 五言이나 七言 絶句로 다소 서투른 솜씨로 행초서로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작품으로 하여-<竹影掃階塵不動 月輪穿沼水無痕, 聽靜夜鍾聲 觀澄潭月影, 雨餘觀山色 夜靜聽鍾聲>- 서중문안으로 사돈과 친구, 친지, 자녀들에게 여름철 잘 지낼 것을 당부하니 그렇게 고마워하는 걸 보고 내년에는 더 많은 정성을 드려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서울의 아들 녀석은 공동으로 병원경영에도 참여하게 되어 처음에는 많은 걱정도 되었지만 이젠 척추수술에는 서울바닥에 소문도 나서 경영상태가 호전되어 간다니 한시름 놓인다.
나로서는 안식년에 하였든 계획이 거의 달성되는 것 같고 내년 봄의 아버지 묘비건립도 착착 진행되고 있으며 힘에 부대끼는 아내의 건강도 종합검사 결과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아 조상님들께도 감사할 뿐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아내의 건강을 위해서는 본인의 자제와 우리 모두의 지속적인 정성과 주의가 필요할 것 같아 消化器內科의 정기적인 검진에 더더욱 정신을 집중하여야 하겠다고 다짐해 본다. 장마가 끝나면 조상님 산소를 찾아뵙고 성묘와 벌초를 하면서 감사를 드려야 하겠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2008년 6월 30일 부산에서, 최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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