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무한 사람의 넋두리 7 <한자카드놀이>
1983년 내가 진주여중에 근무 할때 교무실에서 피우던 난로는
지금과는 달리 나무로 불을 때는 것이었다.
어느날 난로옆에 상장이 잔뜩 쌓여서 난로속으로 들어가기를
기다리고 있엇다.
그 상장은 교장선생님께서 진주시 교육청 교육장으로 발령이
나셨기에 교장선생님 함자가 새겨져서 못 쓰게된 상장들이었다.
나는 두껍고 질이 좋은 상장들이 난로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너무 아까워서 집으로 가지고 왔다.
우리 아이들은 그 상장 뒷면에 그림도 그리고 딱지도 만들고
연습장으로 활용을 해도 그 양은 줄지 않았다.
나는 그 상장을 어디에 활용할까 궁리하다가 상장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우리 아이들 한자교육용 카드를 만들었다.
남편은 카드에 번호를 적고 한자와 필순을 적었다.
나는 매일 하루에 한자씩 가르치기로 작정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새로운 글자는 30번씩 쓰게하고 복습은
10번씩 쓰고 읽기는 그동안 모인 카드를 매일 전부 읽혔다.
처음 한자공부를 시작한 날이 10월24일이라고 기억된다.
공부를 시작한지 백일째 되던날 백일 기념 파티를 열어 주었다.
말이 파티지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와 음료수에 엄마 아빠와
박수치며 노래하는 정도였는데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너무 즐거워하며 200개 되는날 또 파티를 열고 싶어서
하루에 두자씩 공부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욕심내지 않고 하루에 한자를 고집했다.
하루에 한자씩 1년이면 365자인데 그 중에서 반만 기억해도
150자는 되니 하루에 두자씩 공부하며 하루 공부하고
며칠 쉬고 하면서 불규칙적인 공부보다는 매일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주고 싶었을 뿐만아니라 우리가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면 영양실조에 걸리듯이
머리 속에도 매일 지식을 넣어주지 않으면 문화실조에
걸리게 된다는 것을 인식시켜 주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아침 등교길에는 탈무드나 야사
노래 등을 배우고 저녁에는 거실에 상을 펴고 둘이 마주 앉아
윤석중선생님의 동요를 외우고 한자공부를 했다.
그 결과 어린 나이에 날씨가 추운날 手足이 차다는 표현을
하는게 너무 대견했고 상당한 학습 효과를 본 것으로 기억 되는데
한 5년 만 계속 했었다면 좋았을 것을 나의 게으름으로
2년 정도로 그친 것이 지금 생각하면 후회스럽다.
최근 중국과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초등학교에서도 한자교육을
권장하고 있고 요즘 젊은 부부들의 애 안 낳는 이유 중의 하나에
사교육비 문제도 들어 있는데 예전과 달리 요즘 젊은 부부들은
고학력에다 다양한 특기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자신을
희생하며 자녀교육에 관심을 가지면 사교육비 문제도 해결되고
이 다음에 자녀들이 자라서 한자 ,피아노, 그림 등은 부모로부터
배웠다는 자부심을 가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한자와 한글은 수레의 두 바퀴와 같고 한자는 한글을 더욱
빛나게 해준다"라는 말을 되새기며 전국 경제인 연합회와
한국 무역 협회등 경제 5단체에서 지난해 말"소속 기업체
신입사원 채용 때 한자 구사 능력 시험을 실시 할 것을 적극
권장하기로 합의했다."는 결정에 따라 한자교육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는 보도를 보니 옛날 생각이나서 몇자 적어보았다.
2004년1월13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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