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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흰나리 친정 아버지의 글을 올리는 공간입니다.

별장( 別莊)

2006/04/07

옥당 최주수 님의 글입니다.

別莊

별장! 이말은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렌다. 사전에는 “경치 좋은 곳에 따로 마련한 집”이라고 되어 있다. 간혹 영화에서나 또는 풍경이 좋은 곳을 지나치다 멋진 별장들을 보면 저런 곳에서 가끔 지내면 얼마나 마음이 맑고 생활이 즐거울까? 나도 자연을 벗 삼을 수 있는 멋진 별장이 하나 있었으면 하고 생각 했는데! 이제 우리도 조상님 덕분에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별장?을 갖게 되었으니 川松亭(고향집 정자명)을 건립하는데 정성을 쏟아준 아내에게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십 수 년 전 부부 동반으로 자주 모이는 고등학교 동창 몇 명이 지리산 자락인 단성면 운리 어느 선배님 농장에 풍광이 좋다고 공동으로 조립식이라도 좋으니 별장을 하나 짖자고 터 닦고 하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고 그곳은 그 선배님의 노력으로 멋진 관광농원으로 변하였지만 그 후 관리도 문제가 있고 해서 공동으로 일성콘도를 하나 분양 받았지만 처음엔 몇 번 부부 동반해 갔으나 점차 이용이 뜸해지게 되었다.

2002년도 집사람이 위암 수술 후 많이 호전되어지자 건강을 위하여 도시를 떠나 전원에 살고 싶어 하였다. 계곡이 어우러진 彌林寺에 매주 가면서 양산 신불산과 밀양, 김해, 양산, 울주 등 주위를 탐색하고 다녔는데  마음이 썩 내키는 곳도 드물었고 어떤 친지는  양산의  자기 편션을 이용하도록 제공해주기도 하였지만 이용하지도 못하였다.
어머님의 병원 입원으로 1년쯤 비워져 방치되었던 북천(경남 하동군 북천면 남포동)고향집이 어머님의 별세로 자연히 발길이 뜸해지니 퇴락해지기 시작하였다. 40 여 년 전에 축소 개축하였지만 그래도 고가인 원형은 살아 있고 대밭에서 불어오는 바람소리와 대밭 가 폭포에서 폭포수 떨어지는 소리 등  집 좌 쪽에서 우 쪽으로 宝宮 터를 감싸듯 꽉 에워싼 산세하며 계곡 따라 아름드리 팽나무의 자연 정원수하며 풍치가 좋아 정년퇴임하면 귀향해 볼까 생각하던 곳이다.
고향집은 백수십여 년 전 진사이셨던 증조할아버지께서 건립계획을 세워 본채는 완성하시고 사랑채는 착수도 못하시고 별세하신 후 대한민국 건국 후 소작인을 위한 농지개혁과 선친께서 교육감 선거에 3번 낙선하시어 거의 파산한 형편에서 40여 년 전 본채가 쟁반을 벗어나 지어져 큰일에는 깨어짐이 있어 쟁반 안에 들어가야 한다는 “쟁반설”의 풍수설에 본채를 축소개축하시면서 집 뒷산의 아름드리 소나무들을 잘 건사하여  사랑채를 건축하셨다.

황토 집 별장으로 개축하면서 아버지의 향기가 묻어있는 사랑채를 살리려고 했는데 본채 앞을 꽉 막고 있어 마음이 답답하다며 죽어가는 사람 소원 들어달라는 집사람의 애원을 뿌리치지 못하여 사랑채를 허물고 그곳에 작은 연못을 파고 그 대신 대밭 끝자락 폭포 쪽에 정자를 짓는데 동의하였으나 지금 아무리 생각해봐도 안채는 훤하게 보이지 않도록 노출을 막는 것이 우리 고유의 건축양식인데 반하여 사랑채 철거는 잘못된 결정 이였다고 후회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완성된 것도 아니며 앞으로 갈 길이 멀고 험난한데 우선 계곡물 끌어들인 연못에 물레방아 돌아가고 기원이 담긴 쌍 돌탑과 솟대세우고 대문 어귀에 장승 세우고 정자 뒤편의 대나무를 쳐내고 둥치가 붉은 노송들이 들어나게 하였으니 위선 그것만으로도 오시는 분들이 풍광이 좋다고들 하니 닦아오는 봄부터는 하나씩 하나씩 제자리에 정원수도 더 심고 대를 베어낸 곳에 차나무도 심고 집 뒤 대나무 사이와 솔밭 사이로 산책로도 만들고 정자 옆 뒤뜰에 초당하나 짓고 계곡물이 꾸불꾸불 흘러가도록 만들어서 자연과 잘 어울리는 별장으로 가꾸어 볼까 합니다.

큰 비목나무 하나가 폭포 쪽에서 정자 사이로 뻗쳐있는데 그 비목나무 가지에 도르래 달고 끌어 올리면 폭포에 담가둔 술병이 정자로 올라오도록 장치도하고 싶다.
요즈음 애들 같지 않고 家兒도 시골집이 좋다고 하고 집사람은 여름철 폭포소리 들으면서 시원한 바람 쏘이면 “삼성 이건희 회장도 안 부럽다”고 하니 좀 더 가꾸어서 오시는 분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습니다.

아직은 집사람이 제대로 활동을 못하므로 오시는 분들은 동네에 있는 “윤희가든”이나 옥종 온천에 있는 “남도온천식당”에 가서 식사를 대접해야 하는 형편임으로 아무리 가까운 친척이라도 누구나 하룻밤만 머물도록 한다고 하지만 “過客이 많아야 그 집이 흥한다”는 옛 조상님의 말씀이 귓가에 맴도는 것 같아 왠지 마음이 좀 허전할 때도 있습니다.

북천에 오면 가까이 옥종 유황불소 온천에 가서 피로도 풀고 악양 최참판 댁과 청학동의 삼선궁을 둘러서 화개의 야생차와 쌍계사의 정취에 한껏 취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잔디밭 산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시면 짧은 홀이지만(9홀) 하동골프리조트 잔디를 마음껏 밟아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끝으로 저의 사위의 말을 빌리면“ 시간 나시고 자연을 좋아하신다면 그리고 조금은 이색적이면서도 우리의 정서에 잘 맞는 그런 모습이 보고 싶으시고 경험하고 싶으시면 언제나 열러 있는 하동 북천의 저의 처갓집으로 한번 가보십시오! 계절마다 다른 모습의 정말 환상적인 경험을 하고 오실 수 있을 것입니다.” 라고 “북천에서 익어가는 가을”이라는 글을 끝맺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선배님과 친애하는 후배들께서 진주나 옥종으로 오시는 걸음 있으시면 들러 주시면 하동 야생차 한 잔이나 술맛을 아는 분에게는 저의 소종가집 종부이신 어머니 손맛을 이어온 동동주(전수자가 있어서 아주 비슷하게 빚음) 한 잔이라도 대접하여 옛날의 旅情을 느낄 수 있는 멋스러움을 살릴 수 있다면 즐거움과 함께 영광이겠습니다.
저의 부부는 특별한 일 없으면 거의 빠지지 않고 금요일 오후에서 월요일 아침까지 북천에 머물면서 6년 후 닥쳐 올 정년 후 귀거래사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晉高人 여러분! 올해도 건강하십시오. 입춘대길을 바라면서!

2006년 입춘에 연구실에서

물좋고 정자 좋은 곳은 없다라고 장모님이 한번씩 말씀하셨는데 물좋고 정자 좋은 곳도 있다는걸 알게 해준 곳이 북천입니다.
다른 곳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집 뒤의 정자와 그 아래에서 떨어지는 폭포수만으로도 좋은 곳이련만 그보다 훨씬 더 오래전부터 어르신의 어르신부터 나고 자라오신 곳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는곳이 북천에 있는 저의 또다른 처갓집인것 같습니다.
재민엄마의 어린날 추억이 깃든 그 곳에서 재민이 또한 추억을 만들고 있고 저또한 그곳에 가면 마음이 편해지기에 그간 힘든 결정을 내리시고 힘든 작업을 하셔서 이렇게 멋진 공간을 만드시고 저희에게 그 여유로움을 느끼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이제 어느 정도 작업이 마무리가 된듯한 북천의 별장에서 밤하늘 그 쏟아지는 별빛을 보며 또다시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사람이 되는 시간을 기다립니다.
언제나 두분 건강하시고, 멋진 별장에서 좋은 분들 많이 청하시고 만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2006/04/10 - Delete

흰나리

별장으로 인해서 행복하기도 하지만 북천 갔다오시면 일이 많은것을 볼때면 선종이 말대로 별장이 아니고 농장이란 생각이 들때도 있습니다.
어제도 일부러 죽순 뽑아와서 가까운 분들께 박스 포장해서 택배 보내는걸 보았습니다.
왜 그런 일을 만드시는지요? 힘들지 않나요?
저는 아직 어려서 부모님이 이해 안될때도 있습니다.
쌀도 사 먹는 것보다 농사 짓는게 더 비싸게 치이는데...벼농사도 지으시고...주말이면 손님들 초대해서 접대하시고...
엄마, 아빠 쉬엄쉬엄 하세요. 두분 연세도 있으신데..저는 두분이 혹 아프실까 걱정됩니다.
시골에 붙박이 도우미 아주머니라도 계심 맘이 편할텐데...요즘 일 할 사람이 귀한 시골이라...
아마도 시골 생활이 영화에서나 보는 낭만적인 곳만은 분명 아닐겁니다.
물 좋고 공기 좋은건 분명 사실이지만 아빠 퇴직 후 불편한 시골 생활을 하실 수 있을지도 걱정됩니다.

2006/06/06 - Delete

주정희

조선생님!
지난 번 하동 전대리 안종인 교장님 댁에 들렀다
많은 무리들 이끌고 북천 남포리 찾았던 날 !
넘 반갑게 맞아주시고
따끈한 커피 타 주시고, 재미난 얘기 해주시고 ...
짧은 시간 머물렀었지만
정말 잊을 수 없는 만남이었습니다.
그날 주신 머위를 글쎄 냉장고에 모셔뒀다가
겨우 오늘에서야 내어서
줄기를 벗겨 봤더니
삽시간에 온 손톱이 먹물 들인 듯하네요
허나 시커매진 내 손이 한없이 자랑스럽게 돋보이는 건
조말순 선생님께서
정으로 주신 머위를 갖고
나물도 무쳐놓고 잎은 알맞게 뜨신? 김을 쐬어서
내일 아침 밥상에 올릴 것을 생각하니
기분이 넘 업 되는 것 있죠?
전 불행히도
시골 생활을 하루도 한 적이 없는
완전 도시우먼입니다 .
벼나무라고 할 정도로 자연에 대해선 문외한입니다 .
그러니 얼마나 제 생활이 삭막했겠어요?
오늘 처음으로 머위 잎을 제 손으로 다듬어 보니
마치 제가 시골 아낙네가 된 듯한 기쁨,
묘한 뿌듯함에 미소가 내내 번지네요
지난 번에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안종인 교장님께선
역시나 하동 전대리의
기막히게 아름다운 곳에서 터를 잡아 통나무집을 지으시고
사모님과 함께 오순도순 정답게 살고 계셨습니다.
집 옆으론 계곡물이 콸콸 흘러내리고
계곡 맞은 편엔 꽃사슴떼들이 수도 없이 뛰놀고 있었어요
아마도 그 초록물 속으로 단방에 뛰어든다해도
볼 이는 없고
눈망울 선한 사슴들이 놀라 내려다 볼 정도로
산 속 깊은 오지로 바로 선경이 따로 없었어요
사모님 건강도 아주 좋으시고
안교장님께서도
후배들 내외의
무더기 습격을 당한 놀람도 잠깐이었구요
죽마고우 만난 듯이
소년처럼 상기되셔서
바베큐 구이는 아니었으나
5월의 싱그런 뜨락에서
삼겹살 소금구이를 직접 구워주시고
끝없이 날라 주시는
후배 사랑은
전과 조금도 다를 바 없으셨습니다.

얼른
조샘처럼 완쾌되셔서
제가
아무리 많은 친구들을 대동하더라도
환한 웃음을 지으면서
언제까지나 맞아주시길 빌었더랬습니다 .

돌아온 후
메일을 하지 않으시는
선배님 내외에게
제 삐뚤삐뚤한 육필로 편지를 여러 장 써서 부쳐드렸더니
예상치도 못한
반가운 사모님 육성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고맙게 편지 잘 받았노라는 전갈을 전화로 주신 겁니다.
이제부턴 오랜동안 멈춰졌던 - 메일로 인해 우표
산 지도 꽤나 오래 됐었지요-
편지 보내기가 아마도 하동으로 이어지지 싶습니다 .

오늘도 출장길에
충무여중 허교감님께 보내드리는 편지를
빨간 우체통에
제가 직접 넣는 느낌이 얼마나 좋았던지요

이렇게 보내는 전자우편보다는
사람이 배달하는 편지가
훨씬 낭만적이고 정도 더 묻어나는 듯 합니다 .

저는 15일 스승의 날 휴업일로 인해
5 월에 사흘이나 황금연휴를 보낼 수 있었지요
5월 13일에는 1,059 m 의 영취산(영축산으로 요즘 불리더군요)을 올랐더랬습니다 .

부처님 사리탑을 본존불로 대신하는 불보사찰로 유명한 통도사 뒷산이지요
그곳 암자는 14 개가 넘는데 그중 극락암이 제일 아름답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구요
그리로 해서 정상을 오르는 것이 버릇처럼 됐습니다.
백운암이란 암자에서 들이키는 산수는 얼마나 시원한 지 모릅니다 .
언젠가 자장암 계곡에서 함께 놀던 신선생, 권선생 부부가 생각났습니다 .
산새의 노래 선물은 기본이구요 굽이마다 올라서 내려다 보는 5월의 수해는
꽃보다 더 아름답고 그렇게 싱그러울 수 없다는 생각을 요즘 늘 하게 됩니다.
다음 날은 "숲체험"에서 주관하는 '황매산철쭉제'에 다녀 왔습니다 .
능선마다 광활하게 뻗쳐서 불타고 있는 철쭉을 보는 순간
그 지루하게 기다리던
5~6 시간의 버스속에서- 정체로 인한 -고생들을
한꺼번에 웃음으로 흩날려 보낼 수 있게 하는 자연의 힘! 힘! 힘이여...!
사람숫자도 철쭉 수만하다고 하면 넘 과장된 표현일까요?
평소에 존경하던 야생화 교실의 이춘희 선생님!
원예치료와 숲체험을 위한 사회화 운동에
늘 고생이 많으신 윤철호 교수님
함께한 황매산으로의 등산은
정말 잊히지 않는 추억이 될 듯 합니다.
마지막 날 오른 395m 의 영도 봉래산-
안개가 마침 낀 날이어서
한 쪽켠으로 보이는 섬, 섬 , 섬들은
엷은 안개속에서 바로 한 폭의 동양화였구요
반대편으로 보이는 곳은
현대의 물질문명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콘테이너 박스가
즐비하게 늘어선 부두를 내려다보면서
자연과 문명의 절묘한 조화를
이렇게 한 시간 남짓하게 올라서
바라볼 수 있는 도시
부산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
참 자랑스럽고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심신을 시원스럽게 만들어주는
푸르른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다 하산하는데
저 아래 쪽 사격장에서
들려오는 총소리가 '딱,따딱' 정말 듣기 싫은 소리를
새들도 사람도 들어야만 하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앞으로 부산 시장에 당선되는 분께
정중히 사격장을 되도록이면
부산 영도에서 격리시켜 주시라고
편지를 보내야지 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
파도소리, 바람소리, 물흐르는 소리 등등
자연의 소리는 싫증날 때가 없거늘
기계음이나 자동차소리, 총소리 등의 불협화음은
사람을 금방 짜증나게 하니
부산 시내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이런 소리 전혀 들리지 않는
우리 아파트가
정말 살기 좋은 곳이란 걸
새삼 고맙게 생각한 귀갓길이었습니다 .
그간 '위무한 사람의 넋두리'란
진실되고 감동된 조샘의 글월 받자온 지가
퍽이나 오래 된 듯 하네요.
별장 집도 그 정도로
멋지게 꾸미셨으면 '엑설런트'이시니
이젠 감동적인 글도 좀 보내 주시지요
하도 미루던 일기를
한꺼번에 줄이고 줄여서
조샘께 보고해 버리고 나니 좀은 홀가분해지는군요.
내일은 새벽부터
수학여행(2 년), 수련원(1, 3 년)으로 가는
전교생 전송을 나가봐야 합니다 .
해서 오늘은 좀은 일찌기 잠자리로 들까 합니다 .

신선한 반찬 주신 조샘께
고마움을 다시 한 번 전하면서
고운 꿈 꾸시는 오월의 밤 되시길...

2006.5.19 연산동에서
5월의 녹음에 매료된 아지매 올림

2006/06/06 - Delete

조민경

얼마전 어떤 행사가 있어 갔었는데 우리 고모를 다정하게 손을 잡고 에스코트 하는 우리 고모부 최주수 교수님을 보았는데 참 아름다웠읍니다. 우리 고모가 빨리 건강해져서 함께 별장도 가고 여행도 갔으면 하는 바램이며 고모부 고맙읍니다. 저는 지금 일본입니다. 오늘에서야 흰나리 홈페이지를 보고 많이 느끼고 뭉클해집니다. 고모부 고맙읍니다.우리 고모를 많이 사랑해 주셔서.....

2006/07/08 - Delete

금강산 등반기 [6]

최주수

치사 [2]

옥당 최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