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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외인(出嫁外人) 2021/09/22
최주수 님의 글입니다.

하동칼럽
  
출가외인(出嫁外人)

사전적 의미로는 시집간 딸은 남과 다름이 없다는 뜻이다. 옛말에 여자가 시집을 가면 친정하고 인연을 끊고 시댁 귀신이 되어야한다고 했다. 모든 대소사 일에는 친정보다 시집이 우선이 됨으로 출가외인이란 결혼한 여자에게 적용하며 삼종지도와 함께 가부장적인 제도와 남존여비 사상에서 유래된 조선왕조의 17세기 이후의 담론으로 사료되어진다. 그러나 여기에는 여자는 결혼을 하면 가계가 달라짐으로 미혼 때 자신을 책임져 왔던 부모들의 삶에 짐이 되지 않겠다는 의지로 달라진 호적에서  며느리로 아내와 어머니로 또한 손 벌이지 말고 인정받으며 어른스럽게 잘 살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판단된다.
대한민국 민법이 제정된 후 남녀평등의 의미나 여성 활동과 지위의 변화 등으로 가족법이 여러 번 개정되어 2008년 호주제가 폐지되었지만 출가외인이란 담론은 여성에 대한 억압과 부정적인 정체성에 대한 견해나 인상을 형성해온 진언지 임에는 확실한 것 같다. 여성의 권리가 제대로 신장된 것은 서구 사회에서도 채 100년의 역사도 되지 않으며 지금 여성 억압의 대표적 참혹한 현실은 아프카니스탄 탈레반에서 목격되고 있다.
아직도 남녀평등의 사회활동 기저에는 출가외인은 상당히 뿌리내리고 있음과 때로는 미풍양속으로 인정되어지기도 함을 부인 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필자가 풍수지리학 공부를 하면서 간간히 관산이나 유명집터 등을 간산 하였을 때 유달리 유명 명당에는 친청 어르신의 묘지 터를 출가외인이 묘터에 물을 붓는다거나 하는 방해?로 후일 시댁의 명당이 되어 크게 발복한 일화들이 특히 많은 것으로 보아 출가외인은 친정보다 자기호적이 들어있는 시댁의 자손번창과 부귀영화에 더 방점을 두어온 것이 일반적 담론이지 아니 하였나 판단되기도 한다.  
지금의 시대상과는 동 떨어진 가부장적 봉건적 구습이라고 지탄을 받을 줄 짐작을 하면서 어릴 때 우리가계에서 실제로 보고 느끼었던 일들을 상기해보면서 온고지신으로 도덕적 규범으로 생각해 볼까 한다.
우리 집은 본인이 7대 장손이며 증조부께서 성균관 유생이기도 한 성균진사로 한때는 천석꾼으로 옛 풍습에 잘 맞추어 가계를 승계 유지해 오셨다. 할아버지 때 이승만 정권시절  자경영농을 위하여 시행된 특별농지개혁법(1949~1953)으로 가계유지에 문제가 된 셈이며 왜정시대의 창씨개명 등 압박에도 불구하고 좌천당하기도 하던 교직생활을 해방 후 승진된 교장을 사퇴하고 농지개혁으로 실의에 빠지신 부친을 봉양하기 위하여 선친께서는 귀향하여 농민과 면민을 위한 면장으로서 고향생활이 시작되었다.
  
우리 집은 큰 할머님의 이른 별세로 나보다 어린 고모 등 모두 열 분 고모님(아들 둘)으로 내가 한 번도 뵙지 못한 고모님도 계셨으며 아마 그런 분들을 위하여 어릴 때부터 철저히 출가외인의 사상을 갖도록 하여 결혼 후 독립된 가계로서 자립심과 성공을 위하여 교육한 것으로 사료된다.
어릴 때 할머니 한분이 우리 집(친정)에 오래 사셨고 간혹 추수가 끝나면 소달구지에 식량을 싣고 환송을 받으시며 떠난 후 오랜만에 돌아오시는 경우를 많이 봐 왔는데 한참 크고 나서야 그분은 할아버지 여동생이며 자녀가 일본유학생으로 사회주의 활동으로 낭패를 당한 것을 알 수 있었다. 결국 그 할머니께선 우리 집에서 돌아가시어 장례도 집에서 치렀고  그 후 나와 동년배이던 손자가 몇 번 성묘를 온 기억이 있지만 그 후 연락이 두절 된 경우도 있다.        또한 결혼 후 외톨이가 된 고모들도 계셨지만 엄격하여 가능하면 친정출입을 자제하도록 하셨는데 여동생에겐 너그럽던 조부께선 시집간 딸들에겐 엄격하신 것을 보고 자라왔었다.  
우리 집 풍속은 돈이 드는 집안일에 출가외인의 참여를 바라지 않으며 심지어 부모님 제삿날에도 제수를 보내지 아니하는 것도 오랫동안 일반화 되어 왔었다.

호주제가 폐지되기 전에 출가외인이시던 고모 한분이 이혼을 하시게 되었는데 할아버지 호주를 이어받은 선친께서도 하늘나라에 가신 이후인지라 이혼한 고모께서 본인의 호적에 입적되어 필자가 한동안 호주 노릇을 한 제도적 모순이 있었는데 호주제 개선 후 정리되었다고 본다. 그러나 재혼한 여자가 데리고 가는 자녀의 성이 변하는 등 지금의 호적법에도 사회활동에는 문제가 없을 수도 있으나 우생학적으로는 문제를 초래할 소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지금 화제가 되고 있는 윤 모 의원의 국회의원 사퇴와 관련하여 지금은 유산상속법으로 아들딸 구별 없이 시집간 딸에게도 평등하게 상속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도덕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출가외인에 대하여 단상을  떠올려 본다.

신축년 백로를 앞두고, 옥당 최 주 수 찬
(하동군민신문. 2012, 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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